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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수, 꽃 — 이름을 통해 존재가 되는 순간
김춘수의 「꽃」은 매우 짧은 시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이 담겨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이 문장은 단순하다
그러나 의미는 깊다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
그 존재는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
의미 없이 흘러가는 것
그러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는 ‘꽃’이 된다
김춘수는 말한다
존재는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누군가의 인식
누군가의 부름
그것이 있어야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고
그래서 이 시는
관계에 대한 시이다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통해 존재하는 것
나는 그에게 이름을 부르고
그는 나에게 꽃이 된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렇게 된다
이 시는 짧지만
오래 남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불리고 싶기 때문이다
이름을 통해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를 읽고 나면
우리는 묻게 된다
나는 지금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고 있는가
그리고
누군가에게
불려지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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