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바구니에 담아 간직하다 보면!!

지금 참 힘들죠? 근데 내일은 지금보다 덜 힘들거예요

힘든 건 오늘만이 아니다. 내일도, 그리고 그 다음 날도 계속될 것이다.

나도작가[직접생각]

설렘

duaidot 2025. 12. 25. 07:45

설렘은 소리가 없다.
분명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마음 한쪽이 먼저 깨어나는 느낌이다.

괜히 휴대폰을 자주 들여다보게 되고,
별것 아닌 알림에도 심장이 먼저 반응한다.
기대하지 않으려 애쓰는데,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설렘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한 마디 인사, 짧은 눈맞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문장 하나가
하루의 온도를 바꿔 놓는다.

평소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늘 있던 카페가 괜히 좋아 보이고,
노래 가사 하나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설렘은 조심스럽다.
크게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게 된다.
하지만 숨길수록 더 또렷해진다.

마음이 먼저 앞서가 버릴까 봐
속도를 늦추려고 하지만,
생각은 이미 몇 번이나 미래를 다녀온다.
아직 오지 않은 장면들을 혼자서 그려본다.

설렘은 불안과 닮아 있다.
조금만 흔들려도 무너질 것 같고,
그래서 더 소중하게 다루게 된다.
잃고 싶지 않아서 더 조심스러워진다.

밤이 되면 설렘은 더 분명해진다.
조용해진 공간 속에서
마음의 소리만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괜히 잠이 오지 않고,
하루를 다시 되짚게 된다.

설렘은 확신을 요구하지 않는다.
결과를 약속하지도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순간,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로 충분하다.

그래서 설렘은 짧아도 괜찮다.
오래 이어지지 않아도,
그때의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 번의 설렘은 오래 기억 속에 남는다.

설렘은 누군가로 인해 시작되지만,
결국 나 자신을 더 잘 느끼게 만든다.
내가 어떤 말에 흔들리고,
어떤 순간에 웃게 되는지 알게 된다.

그래서 나는 설렘을 부정하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안고,
조용히 받아들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설렘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