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내가 제일 좋아 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며,
개인의 내면·고독·불안·죄책감 같은 감정을 담담하고 건조한 문체로 풀어내는 작가다.
그의 소설에는 종종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 등장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초현실적 존재 때문이라고 단정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독자는 끝까지 “이것이 현실인가, 심리인가”를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
또한 하루키 작품의 특징은
- 🎵 재즈·클래식·대중음악
- 🍺 술, 음식, 일상적 대화
- 🚶 혼자 있는 시간과 반복되는 생활
같은 아주 현실적인 소재 속에서, 설명되지 않는 균열을 자연스럽게 섞는 데 있다.
이번에 하루키 작품중 이 책을 소개 하고 싶다. 구토 1979
📖 작품 〈구토 1979〉 감상평
이 작품은 겉으로 보면 “40일간 계속된 원인 불명의 구토와 장난전화”라는 다소 기괴한 이야기지만, 읽다 보면 공포보다 기묘한 현실감이 먼저 다가온다.
등장인물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지도 않고, 사건의 원인을 끝내 밝혀내지도 않는다. 그저 토하고, 전화를 받고, 일상을 계속한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구토가 고통스럽거나 혐오스럽게 묘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그냥 토했을 뿐”이라고 말하며, 구토를 삶의 일부처럼 받아들인다. 이는 하루키 특유의 태도로, 비정상적인 사건조차 과장 없이 일상의 연장선에 놓는다.
전화의 정체 역시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악의일 수도 있고, 죄책감의 형상일 수도 있으며, 아무 의미 없는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어느 쪽도 확정하지 않는다. 이 애매함이 오히려 작품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 느낀점
이 작품을 통해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설명되지 않는 불합리함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모든 일을 이해해야만 견딜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때로는 이유를 모른 채 버티는 존재라는 점이 인상 깊다.
또한 주인공이 끝까지 도망치지 않고, 녹음 장치를 설치하지도 않으며,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 태도는 묘한 고집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존엄처럼 느껴진다.
불합리한 사건에 굴복해 삶 전체를 바꾸는 것을 그는 일종의 패배로 인식한다.
마지막 전화에서 나온
“내가 누군지 알겠습니까?”
라는 말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남는다.
그 ‘누군가’는 타인일 수도 있고, 주인공 자신의 내면일 수도 있으며, 독자 자신일 수도 있다.
🧩 한 줄 정리
👉 〈구토 1979〉는 공포 이야기라기보다,
이유 없는 불안과 고독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 읽고 나면 답은 없지만, 질문은 오래 남는다.
하루키에 작품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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